[컨슈머치 = 송수연 기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일본 롯데 대표이사직을 사임하면서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신 회장의 사임으로 그룹 지배구조의 변화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현재 롯데그룹이 한국과 일본의 두 축으로 지배구조를 형성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신 회장이 그 중 한 축인 일본 롯데 대표직에서 물러난다는 것은 적지 않은 의미다.
최근 신 회장은 뇌물공여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았다. 실형을 선고 되자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은 “롯데그룹에 혼란을 초래한 신동빈 씨는 일본 롯데홀딩스 이사 지위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신동빈 회장도 일본롯데홀딩스 경영진에게 구속되면 대표이사직을 내놓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지난 21일 일본롯데홀딩스 이사회가 뇌물공여 혐의로 구속된 신 회장의 대표직 사임 건을 수용했다. 이에 따라 한·일 롯데 지배구조 핵심인 롯데홀딩스는 쓰쿠다 다카유키 사장 단독대표 체제로 전환됐다.
롯데 측은 원 롯데 수장인 신 회장의 사임으로 지난 50여 년간 지속되며 긍정적 시너지를 창출해 온 한일 양국 롯데의 협력관계는 불가피하게 약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일본롯데홀딩스는 한국 롯데의 지주회사격인 호텔롯데의 지분 91.8%를 보유하고 있고 호텔롯데를 통해 롯데 주요 계열사 지분을 상당 부분 소유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구조적으로 일본롯데홀딩스가 한일 롯데를 모두 다스리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신 회장은 일본롯데홀딩스 대표이사직을 사임하면서 상대적으로 지배력을 다소 상실해, 한국 롯데 경영 전반에 일본 롯데가 관여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다만, 롯데 측은 신 회장 구속은 1심이라는 점과, 신 회장의 경영능력에 대한 일본 주주들의 신뢰가 두터워 우호 지분 확보에는 이상이 없음을 강조했다.
제 2의 형제의 난도 거론되고 있다.
신 전 부회장은 오는 6월로 예정된 일본 롯데홀딩스 정기 주주총회에 앞서 임시주총 등을 통해 경영 복귀를 시도하는 방안을 놓고 측근들과 긴밀히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 회장이 경영 일선에 복귀가 늦어질수록 이러한 잡음과 우려는 그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지주는 이날 입장문에서 “일본 롯데 경영진과 지속해서 소통해 위기를 극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신 회장 구속으로 경영 공백 또한 불가피해져 해외 신사업 및 그룹지배 구조 개편 등의 작업이 지연될 가능성이 대두되며 롯데를 둘러 싼 계속되는 악재에 대한 여론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