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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하나·DGB 등 금융지주 백기?...회장 영향력 축소
KB·하나·DGB 등 금융지주 백기?...회장 영향력 축소
  • 김은주 기자
  • 승인 2018.02.22 1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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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치 = 김은주 기자] 소위 ‘황제경영’이라 불릴 만큼 무소불위의 영향력을 행사하던 금융지주 회장들의 입김이 점차 줄어 들 것으로 보인다.

금융지주사들이 잇따라 사외이사 및 회장 선임 과정에서 현직 회장들의 참여를 배제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부터 정부가 금융지주 회장들의 ‘셀프 연임’ 문제점을 강도 높게 비판하며 지배구조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자 금융당국과의 관계 개선을 위해 내놓은 자구안의 일종으로 해석된다.

▶KB, 하나 이어 DGB도 사추위. 임추위서 회장 배제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 하나금융, DGB금융, BNK금융 등 금융지주 회장들이 사외이사 선임 과정에서 빠지기로 했다

박인규 DGB금융회장 겸 대구은행장은 지난 13일 열린 이사회에서 DGB금융지주와 대구은행 이사회 의장직을 사퇴했다.

박인규 회장은 그동안 사외이사가 아니더라도 이사회 의장을 할 수 있는 예외 조항을 이용해 이사회 의장을 맡아 사외이사 선임과 회장 연임 과정 등에 개입해 편법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DGB금융은 임시 이사회에서 지배구조 내부규범을 개정해 박 회장을 임원후보추천위원회(이하 ‘임추위’) 위원에서도 배제하기로 했다.

앞서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과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 역시 지배구조 투명성 제고 차원에서 사외이사와 회장후보추천위원회(이하 ‘회추위’)에서 손을 떼기로 했다.

지난 5일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이하 ‘사추위’) 회의 시작 전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은 사외이사 후보추천 과정의 투명성과 공정성 제고를 위해 이날부터 개최되는 사추위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히고 퇴장했다.

또한 상시위원회와 확대위원회로 이원화해 운영하고 있는 지배구조위원회는 기능에 따라 회추위와 계열사대표 이사후보추천위원회(이하 ‘대추위’)로 분리하고 현직 회장은 회추위 참여에서 빠지게 된다.

KB금융지주 관계자는 “회장 후보 추천과 사외이사 후보 추천 과정에서 대표이사 회장이 빠지면서 이해 상충에 대한 우려가 해소됨과 동시에 KB금융지주의 지배구조가 한층 투명해지고 공정해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하나금융지주도 지난 2일 이사회를 열고 사추위에서 김정태 회장을 제외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김 회장은 이미 지난해 회추위에서도 배제됐다.

반면 주요 3대 금융지주 가운데 신한금융지주는 조용병 회장의 사추위 제외 방안을 검토 중이긴 하나 아직 정확한 결정은 내리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그러나 금융권 안팎에서는 신한금융이 다른 금융지주사들의 동참 행렬을 가만히 지켜보기만 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신한금융지주 관계자는 “이번에 새롭게 교체된 사외이사들이 해당 내용을 논의는 할 것으로 보이지만 아직 결정된 내용은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금융당국, 금융지주 지배구조 개선 ‘고삐’ 당긴다

금융지주사들의 잇단 사추위 등에서 현직 회장 배제 결정은 금융당국의 지속적인 지배구조 개선 요구와 압박에도 요지부동의 태도를 보이던 업체들이 결국 일부 수용하는 뜻으로 해석된다.

그간 금융당국은 현직 회장이 사외이사 선임과정에 참여하고 사외이사가 회장 연임을 결정하는 '셀프 연임' 문제를 계속해서 지적해왔다.

사외이사 선정 과정에 회장이 참여함으로써 자신에게 우호적인 사외이사를 연임시키고, 이들 사외이사가 다시 회장의 연임을 돕는 불합리한 유착관계가 형성돼 있어 사외이사제도 전반에 대한 대수술을 통해 고리를 끊어야 한다는 것이다.

심지어 DGB금융지주는 지난해 차기 회장 선출을 결정하는 임추위 6명 구성 안에 당사자인 박 회장도 포함된 것이 알려지며 논란을 일으켰다.

당시 DGB금융 측은 “일부 오해가 있었던 것”이라며 “임추위 회의에는 참석했지만 의결권은 행사하지 않았다”고 해명했지만 박 회장이 임추위로 활동하는 과정에서 나머지 사외이사 5명의 결정에 입김이 작용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다른 금융지주사들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금감원은 지난해 12월 KB금융지주와 하나금융지주에 지배구조 개선이 필요하다며 '경영유의' 조치를 내리며 금융지주사들을 압박하고 나섰다.

KB금융과 하나금융 모두 회장 후보 추천, 후계자 양성, 사외이사 독립성 등을 개선하라는 권고를 받은 것이다.

일각에서는 금융당국이 민간 금융회사의 CEO 선임 과정까지 간섭하려 드는 것은 ‘관치’가 아니냐는 불만도 나오지만 당국은 아랑곳 하지 않고 지배구조 개선 의지의 고삐를 더욱 단단히 죄고 있다.

최흥식 금융감독원장은 금융지주회사에 상주하며 금융지주회사의 지배구조 문제를 감독하는 ‘상시감시팀’을 검토 중이다.

최 원장은 “지배구조 상시 감시팀을 만들어 계속 체크하고 금융회사가 뭐하고 있는지 계속 봐야할 것”이라며 “금융지주회사들이 전문성을 갖춘 사외이사를 잘 뽑을 수 있는 체계를 갖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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