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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바이오로직스-금감원 '분식회계' 공방…쟁점은?
삼성바이오로직스-금감원 '분식회계' 공방…쟁점은?
  • 김은주 기자
  • 승인 2018.05.03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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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치 = 김은주 기자] 바이오 대장주 삼성바이오로직스(대표 김태한)가 흔들리고 있다. 이 회사를 상대로 1년간 특별감리를 끝낸 금융감독원이 분식회계 혐의가 인정된다는 잠정 결론을 내리면서 시장에 충격을 줬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소명 절차를 뒤 감리 결과에 따른 제재는 향후 감리위원회와 증권선물위원회를 거쳐 최종 결정될 예정이다.

사측에서 분식회계로 최종 결론이 날 경우 행정소송에 나선다는 방침을 밝힌 만큼 향후 치열한 공방전이 예고된다.

▶금감원 “고의적 분식 회계” VS 사측 “행정소송으로 맞설 것”

금감원은 지난 1일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한 감리를 완료하고 회사와 감사인인 삼정·안진회계법인에 회계 처리 기준을 어긴 것과 관련한 조치사전통지서를 통보했다고 밝혔다.

금감원 관계자는 "회계처리 상에 충분히 문제가 있다고 보고 관련 사실을 통보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해 3월 금감원은 상장 전 분식회계 논란이 일었던 삼성바이오로직스를 대상으로 특별감리에 착수했다.

심상정 정의당 의원과 참여연대 측이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삼성바이오에피스의 회계처리 과정에서 기업가치를 의도적으로 부풀렸다는 의혹을 제기한데 따른 것이다.

금감원의 회계기준 위반 지적에 대해 삼성바이오로직스 측은 "분식회계가 아니다"라며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2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삼성바이오로직스 긴급 기자회견에서 심병화 삼성바이오로직스 상무는 “외부전문가와의 협의를 통해 회계기준을 적용한 것일 뿐 분식회계는 전혀 아니다”라며 "해당 회계처리로 부당한 이득을 취한 바 없다"라고 강조했다.

심 상무는 이어 “회계위반 사안이 앞으로 증권선물위원회 등을 거쳐 최종 결정될 경우 행정소송을 이어가겠다”고 덧붙였다.

▶‘적자기업서 흑자기업으로‘ 핵심 쟁점은?

현재 논란은 설립 이후 4년간 계속 적자만 쌓던 삼성바이오로직스가 2015년 갑자기 1조9,000억 원 순이익을 기록하고 이듬해 증권시장에 성공적으로 상장한 배경에 대한 의혹을 시작으로 초점이 맞춰진다.

당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흑자를 낸 적이 없다. 다만 회계처리방식을 변경하면서 이익을 봤다고 공시하게 됐을 뿐이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존재한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다국적 제약사 바이오젠이 2012년 공동투자를 통해 설립한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개발을 전문으로 하는 업체다. 말이 공동투자지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삼성바이오에피스 지분의 91.2%를 보유한 최대주주였다.

그런데 돌연 삼성바이오로직스 측이 합작사인 바이오젠이 삼성바이오에피스에 대한 지배력을 '50%-1주'까지 확대할 ‘가능성’을 내세워 “삼성바이오에피스에 대한 지배력을 상실했다”고 주장하면서 회계처리방식을 변경했다.

이후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15년 2,036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음에도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에 대한 평가차익의 영향으로 1조9,000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게 된다. 적자기업이 흑자 전환하게 된 배경에는 이러한 내막이 있었다.

자회사 보유지분은 장부가로 평가받지만 관계사가 되면 시장가로 평가 기준이 달라지는 점을 이용해 삼성바이오에피스를 관계회사로 전환하고 기업가치를 장부가액인 3,000억 원에서 시장가인 4조8,000억 원으로 변경한 덕분인데 당국은 이 과정이 자산이나 이익을 부당하게 부풀리는 분식회계에 해당한다고 지적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삼성바이로직스 관계자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종속회사에서 제외시킨 이유는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바이오시밀러 개발 성과가 가시화됨에 따라 합작사인 미국 바이오젠의 보유 콜옵션 대상 삼성바이오에피스 지분의 가치가 그 콜옵션 행사가격 보다 현저히 큰 상태(깊은 내가격 상태)에 해당하게 됐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바이오젠은 지난 4월 24일 2018년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콜옵션 행사 의사를 직접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되면 지분율이 최대 49.9%까지 늘어나게 된다.

때문에 이번 논란의 주요 쟁점은 2015년 당시 바이오젠이 삼성바이오에피스에 대한 콜옵션 행사에 대한 가시성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높다. 콜옵션 행사에 대한 가시성은 콜옵션 만기인 12월말 전 어느 정도 규모의 콜옵션을 행사하는 지가 주요잣대로 작용할 전망이다.

서근희 KB증권 연구원은 “바이오젠이 콜옵션을 행사할 것이라는 전제를 두고 삼성바이오에피스의 회계 기준을 변경했는데 현재까지 바이오젠 콜옵션 행사는 미실현 상태이기 때문에 가능성을 고려해 회계 기준을 변경한 것은 회계 처리 기준을 위반했다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서 연구원은 이어 “다만 사측은 12월 혹은 빠르면 6월내로 바이오젠이 콜옵션을 행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콜옵션 행사에 따라 회계 처리 문제는 다소 해소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최악의 경우 상폐까지 간다?...삼성물산 주가 ‘불똥’

이번 삼성바이오로직스 논란에 있어 최악의 그림은 ‘상장폐지’로 이어지는 것이다. 이 같은 우려가 투자심리에 반영되면서 2일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주가는 17.21%(8만4,000원) 급락했다. 하루 새 시총 5조6,000억 원이 증발한 셈이다.

증선위에서 고의적인 회계 부정으로 최종 결론나게 되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한국거래소로부터 상장폐지 여부를 심사 받게 된다.

분식회계 금액이 자기자본의 2.5% 이상이면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이 되는데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경우 이에 해당한다.

상장폐지 시나리오까지 갈 가능성은 극히 적을 것으로 보이지만, 상장심사 대상에 들어가 주식매매 거래정지가 되는 것만으로도 타격은 크다.

이 때문에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최대주주인 삼성물산에 대한 우려 역시도 높아지며 동반 주가 급락의 불똥을 맞았다.

김준섭 KB증권 연구원은 “연결대상 자회사인 삼성바이오로직스가 회계기준 위반으로 지적 받으며 삼성물산에 대한 우려 확대되고 있다”며 “특히 2015년 당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간 합병 비율에 영향을 미쳤다는 논리로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이어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관계회사로 분류돼 지분가치가 시가평가되고 있는 상황이라면 상장 적격성 여부가 삼성물산의 재무적 실적에 영향을 미치겠지만, 연결 대상 자회사로 분류돼 있기 때문에 과도한 우려는 지양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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