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치 = 김은주 기자] 최근 교보증권 매각설이 불거졌다. 인수자로 지목된 우리은행 측은 인수를 검토한 바 없다며 선을 긋고 있지만 최대주주인 교보생명은 지분 매각을 검토 중이라고 밝혀 미묘한 온도차를 보였다.
▶다시 불거진 교보증권 매각설
교보증권이 국내 인수합병(M&A) 시장에 매물로 등장했다.
보험업계 신지급여력제도 도입을 앞둔 교보생명이 자본 확충 방안으로 교보증권 매각해 대규모 자금 조달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다.
이에 대해 교보증권은 12일 공시를 통해 "최대주주인 교보생명보험에 확인한 결과, 지분의 지속 보유·합작회사 추진·지분 매각 등 교보증권의 발전 방안으로 고려 가능한 사항 전반에 대해 통상적인 수준에서 지분매각을 검토 중인 것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한 마디로 교보증권을 팔 수도 있고 그대로 보유할 수도 있다는 뜻으로, 뚜렷하게 정해진 것은 없는 상태라는 것이지만 어찌됐든 매각도 하나의 대안으로 고려중인 것만은 분명해 진거다.
교보증권은 검토 중인 사안과 관련해 다음 달 11일 재공시 할 예정이며, 그 이전에 확정이 되면 즉시 재공시한다는 방침이다.
교보증권의 최대주주인 교보생명은 현재 지분 51.63%를 보유하고 있다. 1994년 국내 1호 증권사 대한증권을 인수를 통해 탄생한 교보증권은 그룹 내 유일한 상장사로 교보생명 다음으로 규모가 크다. 현재 시장에서 추정하는 몸값은 3,000억 원에서 4,000억 원 수준이다.
교보생명 최대주주인 신창재 회장이 교보증권 매각을 염두에 두고 저울질한 건 하루 이틀 일이 아니다. 앞서 2008년에도 매각을 공식화 하고 실사를 진행하는 등 여러 금융사들과 접촉을 시도했지만 번번이 좌초된 바 있다.
▶우리은행-교보생명, 입장차...왜?
가장 먼저 교보증권 유력 인수자로 떠오른 업체는 최근 지주사 전환을 공식 선언한 우리은행이다.
교보증권 최대주주인 교보생명에 인수 의사를 전달하고 국내 사모펀드 출자를 통한 '간접 인수' 방식을 구상하고 있다는 꽤나 구체적인 이야기가 돌고 있지만 우리은행 측은 “교보증권 인수도, 간접인수 방식 형태도 검토한 바 없다”며 일단 인수설 자체를 부정했다.
그러나 교보생명 측의 이야기는 달랐다. 인수설을 부인한 우리은행과 달리 교보생명은 우리은행이 인수 의사를 밝혀왔다는 상반된 입장을 내놓은 것이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우리은행 측에서 인수 의사를 전달해 온 것으로 안다”며 “현재 통상적인 수준에서 내용을 검토하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우리은행 측은 “교보증권 인수와 관련해 전혀 나온 내용이 없는데 답답한 심정”이라며 “증권사 인수에 관심을 두고 여러 매물들을 검토 중에 있을 뿐 특정한 업체를 두고 이야기가 나올 단계는 전혀 아니다”라고 다시 한 번 선을 그었다.
이처럼 두 업체가 각기 다른 주장을 펼치는 배경을 두고 향후 실제 협상테이블 위에 앉게 될 경우 조금이라도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서가 아니겠냐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 교보증권의 주가는 11일 인수 기대감에 등에 업고 장중 한 때 52주 신고가를 기록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 우리은행의 교보증권 인수설 부각은 교보증권의 몸값만 높여주는 것일 뿐 우리은행 입장에서는 유리할게 전혀 없다”며 “우리은행이 증권사 인수를 공식화 한 만큼 앞으로도 증권사 매각을 염두에 두고 있는 업체들은 한 번 씩 우리은행을 찔러볼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