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치 = 김현우 기자] PB(Private Brand, 자체상표)상품은 유통 마진과 마케팅 비용 절감을 통해 가격을 낮춰 많은 소비자들이 구입하고 있다.
하지만 일반 상품(National Brand, NB)과 달리 상품간의 가격비교가 쉽지 않고, 정기적인 가격 조사도 이뤄지지 않아 가격을 인상할 경우 소비자는 알기 어렵다.
16일 한국여성소비자연합은 이마트‧롯데마트‧홈플러스 등 대형유통3사의 PB상품 1,544개 제품의 지난해 6월 가격과 올해 1분기 가격을 비교해 각 제품의 가격상승률을 조사했다.

조사결과 ▲이마트 768개 상품 중 43개 상품 ▲롯데마트 610개 상품 중 25개 상품 ▲홈플러스 166개 상품 중 13개 상품 등 총 81개 상품의 가격이 인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체 상품 중 약 5.2%에 해당한다.
반면, 가격이 인하된 상품은 1,544개 중 75개(약 4.9%)였다. 가격이 동일한 제품이 1,019개로 약 65.9%이며, 단종 등의 이유로 가격비교가 불가능한 상품이 369개(약 23.9%)인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많은 768개의 상품을 판매하고 있는 이마트는 5.6%에 해당하는 43개의 상품 값이 올랐다. 이중 식품은 29개, 식품 외 제품이 14개이며, 가격인상률은 각각 1.4~44.4%, 0.7~23.4%이다.
식품 중 가장 높게 인상된 제품은 ▲국산 고춧가루로 44.4%가 인상됐으며, ▲참치류(야채,살코기, 고추)는 19.7% ▲냉면가족세트는 16.7%가 인상됐다. 식품 외 상품의 경우 ▲수세미가 23.4%, ▲샴푸‧린스가 18.2% 인상됐다.

610개 제품을 판매하는 롯데마트는 전체 제품 중 약 4.1%에 해당하는 25개 제품의 가격이 인상됐다. 식품이 15개(최저 11.1%~최대 45.9%), 식품 외 제품 10개(최저 0.6%~최대 12.0%)의 가격이 상승했다.
롯데마트는 ▲국산 고춧가루 제품의 가격이 45.9%로 가장 높은 인상률을 보였으며, ▲커피류가 42.9%의 인상률을 보였다. 식품 외 제품의 경우 ▲여름용 구스다운 이불 12.0% ▲초이스엘 장바구니 9.4% ▲초이스엘 LED등(12W) 9.2% ▲이불 정리함 8.5% 등이 올랐다.

상대적으로 비교 품목이 적은 홈플러스는 166개 상품 중 식품 8개, 식품 외 상품 5개의 가격이 인상됐다. 식품류 중에서는 ▲먹는 샘물이 73.3%로 가장 높은 인상률을 보였으며, ▲새우과자류가 14.7% 인상됐다. 식품외 상품 중에서는 ▲유리세정제 리필 제품이 33.6% 인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가격은 동일하지만 제조사가 변경된 5개 제품도 확인됐으며, 용량을 변경하면서 가격도 변경된 상품이 11개 확인됐다. 제품명은 동일하지만 용량이 가격이 변경된 상품 중 3개 상품은 가격이 인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가격과 용량, 제조사다 모두 변경된 상품도 2개 확인됐다.
한국여성소비자연합 관계자는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에서 매월 조사하는 생활필수품 39개 품목의 가격 변동과 비교해도 PB상품의 인상 폭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식품류 가격인상이 두드러졌는데 이는 식품류 판매율이 높은 상황이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대형유통업체라는 신뢰도가 있어 식품이 잘 팔리는 것인데, 소비자의 PB 상품 의존도가 높을수록 향후 생필품 가격이 인상될 여지가 있다”며 “지속적으로 PB 상품에 대한 모니터링을 통해 가격 감시 효과 및 소비자 정보제공을 진행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