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매처 따라 다른 가격에 대한 적절성 '의문'

[컨슈머치 = 송수연 기자] 생수 시장의 규모가 해마다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해 7,810억 원이었던 생수 시장은 올해 9,300억 원까지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내년은 1조 원을 훌쩍 넘길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가파르게 성장 중인 생수시장에서 각축전을 벌이고 있는 브랜드만 약 200개에 달한다.
생수시장에서 독보적인 선두 자리를 꿰차고 있는 ‘제주삼다수’는 점유율 41.5%를 차지하고 있다. 이어 롯데의 ‘아이시스’가 11.3%로 2위를 달리고 있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이하 소비자단체협의회)는 소위 ‘물 전쟁’이라 할 만큼 치열한 생수 시장에서 업체들이 브랜드 이미지 강화를 위해 쏟는 각종 비용이 생수 가격으로 전가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며 생수 시장의 현황 및 가격 변동에 대해 모니터한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 소비자단체협의회는 동일 브랜드 생수라도 유통 형태별로 가격 차이가 지나치게 크다고 발표했다.

아이리스(2L)는 편의점에서 평균 1,550원에 판매 중이나 대형마트에서는 640원에 판매되고 있다. 다시 말해 같은 물임에도 불구하고 편의점이 910원 더 비쌌다.
삼다수(2L)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편의점은 평균 1,625원, 대형마트의 경우 980원에 판매되고 있다. 가격 차이는 645원이다.
또 수원지가 같아도 다른 브랜드이면 2배 이상의 가격 차이를 보이기도 한다.
경기도 포천시에 수원지를 둔 풀무원샘물과 커클랜드시그니처는 2L기준으로 각각 700원과 300원에 판매되고 있다. 동일한 수원지의 물이지만 두 브랜드 간의 금액 차는 400원이다.
이와 반대로 동일 브랜드로 유통되고 있지만 수원지 및 제조공장이 다른 경우에는 판매 가격에 차이가 없었다.
소비자단체협의회 측은 이러한 실태는 물의 성분이나 품질이 생수가격 형성에 큰 요인이 되지 않는 것임을 보여준다고 해석했다.
이 관계자는 “편의점은 유통경로가 길고 인건비, 임대료, 가맹수수료 등 고정비 지출이 커 상대적으로 가격이 높아질 수 있지만 대형마트에 비해 무려 2.4배나 더 비싼 가격으로 판매되고 있다”며 “유통 형태가 생수 가격에 영향력이 매우 크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