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가루 가격이 인상됐다고 기업이 라면·과자·식빵 등의 완제품 가격까지 인상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소비자단체들의 지적이 나왔다. 가공식품 원재료 중 밀가루 가격 상승에 따른 인상요인은 불과 0.5~1.8%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14일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회장 김연화) 물가감시센터는 최근 밀가루 가격 인상 발표와 더불어 밀가루를 주원료로 하는 가공식품의 연쇄적인 물가인상 조짐에 따라 관련 제품의 가격인상률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가장 먼저 인상안을 발표한 동아원은 강력 1등급이 6.2%, 중력·박력 1등급이 9.3%로 평균 8.2%(<표1> 참조) 인상한 것으로 나타났다.
▲ <표1> 동아원 밀가루 인상 발표 |
협의회에 따르면, 밀가루를 주원료로 사용하는 최종 소비제품 중 라면, 과자, 식빵 보면, 밀가루 원재료비 비중은 6.9%에서 28.1%로 평균 12.5%를 차지한다. 원가 비중을 고려한 밀가루 인상분을 반영한다면 과자 0.64%, 라면 0.92%, 식빵 1.76%의 인상요인이 있음을 알 수 있다(<표2> 참조). 즉 라면의 경우 개당 평균 700원일 경우 6.4원, 식빵의 경우 28원이 인상될 뿐이라는 것.
▲ <표2> 밀가루 값 인상으로 인한 가공식품의 인상 효과 |
개인서비스인 자장면 역시 밀가루 원재료비 비중은 5% 정도로, 원가 비중을 고려했을 때 원가 인상요인은 0.47% 수준이다.
협의회는 “관련 업체와 기업들은 가공식품 가격 및 개인서비스 요금의 인상이 필요하다면 그 이유를 분명히 소비자에게 밝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이러한 연쇄 인상의 위협은 과거 소비자물가지수에 의한 밀가루 가격 변동과 가공 식료품 가격 변동(<그림1> 참조)을 보면 ▲가공식품들의 가격 상승은 대체로 밀가루 가격 상승효과를 항상 초과했으며, ▲밀가루 가격이 지속적으로 하락하더라도 가공식품들의 가격은 오히려 인상됐으며 ▲밀가루 가격이 인하되더라도 가공식품의 인하액은 극히 낮았다는 점을 알 수 있다.
▲ <그림1> 과거 소비자 물가지수(밀가루, 라면, 식빵, 스낵과자) |
식료품 가공 업체들은 식료품 가격 인상 시 항상 원재료 가격 상승을 주요 요인으로 이야기 해왔으나 이는 단순한 방패막이일 뿐임을 여실히 보여준 것.
협의회 관계자는 “기업들은 가격인상이 필요하다면 그 이유를 소비자에게 투명하게 밝힘으로서 소비자의 알권리를 보장하고 이를 통해 소비자가 합리적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정보를 제공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