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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 무시한 '유나이티드항공' 대가 톡톡히 치렀다
소비자 무시한 '유나이티드항공' 대가 톡톡히 치렀다
  • 범영수 기자
  • 승인 2013.02.06 11: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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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소비자 주권의식이 높아지고 소셜미디어가 활성화되면서 소비자 불만의 파워가 기업을 뒤흔드는 현상이 자주 발생하고 있다.

LG경제연구원은 6일 '위클리 포커스'란 주간 보고서를 통해 "소비자 불만에 대한 기업들의 선제적 대응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LG경제연구원의 보고서 내용을 간추린다.

지난 2008년 3월 31일 캐나다의 가수 데이비드 캐럴(David Carrol)은 유나이티드 항공사의 비행기를 탄 뒤 경유지인 시카고에서 수화물을 운반하던 항공사 직원이 자신의 기타를 아무렇게나 짐칸에 던져 넣는 장면을 목격했다.

도착지에서 자신의 3,500달러짜리 기타가 심각하게 파손된 것을 발견한 캐럴은 곧바로 항공사에 항의를 했다. 하지만 9개월 내내 그가 연락했던 모든 유나이티드 항공사 관계자들은 자신의 책임은 아니라고 회피했다. 데이비드는 보상은 해줄 수 없다는 입장만을 반복해서 들을 수 밖에 없었다.

유나이티드 항공사의 처사에 화가 나고 배신당했다는 느낌을 가진 데이비드는 그의 감정과 경험을 바탕으로 뮤직 비디오를 만들기로 결심했다. 15개월만인 2009년 7월 6일 ‘유나이티드는 기타를 깨부수고 있다(United Breaks Guitars)’는 제목의 뮤직비디오를 유튜브에 올렸다.

캐럴이 공개한 4분 36초짜리 뮤직 비디오는 하루 만에 15만 건, 1달 후 500만 건 이상의 선풍적인 조회수를 기록하였다. 또한 해당 항공사와 관련된 불쾌한 경험들을 올리거나, 보이콧을 하자는 의견 등 900만 건 이상의 댓글이 한 달 동안 올라오면서 유나이티드 항공사는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게 되었다.

▲소셜미디어, 그라운드스웰 현상 가속화

오늘날 그라운드스웰(Groundswell)의 표출은 스마트폰 보급 활성화와 함께 언제, 어디서나 연결 될 수 있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가속화되고 있다. 그라운드스웰이란 먼 곳의 폭풍에 의해 생기는 큰 파도라는 뜻으로, 기업의 울타리 바깥에서 생긴 일이나 흐름이 큰 파도가 되어 기업에 밀어닥치는 현상을 말한다. 페이스북, 트위터, 유튜브 등 소셜미디어가 파도를 일으키는 바람 역할을 하는 것이다.

그라운드스웰은 인터넷 이전에도 있었고, 인터넷 초창기에도 존재했지만 소셜미디어의 보편화로 정보의 공유와 확산 속도가 빨라지게 됐고, 갈수록 그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LG경제연구원은 “소비자 불만에 대한 기업의 대응은 주가 폭락과 기업 이미지 훼손과 같은 현상이 일어나지 않도록 선제적 대응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소비자의 소셜미디어 결집 촉발

MIT 토마스 트립 교수의 조사에 따르면, 431명의 소비자 중 96%의 소비자가 기업의 서비스 실패로 인한 피해경험을 표출하는 도구로 온라인에서 찾는다고 응답했다. 나머지 4%는 단순 문제로 인해 온라인을 찾는다고 응답했다.

온라인에서 특정 기업에 대해 불평하는 대부분의 소비자는 기업의 서비스 실패로 인한 피해자로 부실한 서비스나 불량 제품에 대한 문제에 직면 했을 때, 소비자는 기업으로부터 피해를 입었다고 인식한다. 예를 들어 제품 구매 시 숨겨진 배송 가격이 포함 돼 있거나 부가세가 붙어 있는 경우, 소비자는 인지하지 못한 추가 부담금을 지불 했다는 사실에 피해자라고 생각하게 된다. 이에 대해 소비자는 과다 부담금에 대한 항의를 기업에 하지만, 기업의 부진한 대응은 소비자를 다시한번 고초를 겪게 만든다.

온라인에서 소비자들이 불평을 늘어놓는 두 번째 이유로는 기업에 느끼는 배신감을 역으로 표출해 자신이 입은 피해를 호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 해결을 위해 소비자가 소비한 많은 시간과 노력에도 불구하고 기업이 미지근한 대응을 보이면 소비자는 배신감을 느끼게 된다. 소비자가 느끼는 이러한 배신감은 온라인에서 ‘정의’라는 명목 하에 제2의 피해자를 방지하고 해당 기업을 규탄하기 위해 온라인에서의 불만을 표출하게 된다.

▲소셜미디어가 여론 집결 플랫폼 형성

소셜미디어는 많은 소비자들이 참여하여 특정 주제(제품, 브랜드, 서비스 등)나 관심사를 중심으로 그룹이나 커뮤니티를 쉽게 형성할 수 있다. 이 뿐 아니라 온/오프라인에서의 조직 세력을 확대해 나갈 수 있는 플랫폼으로서의 특징을 지니고 있다. 소셜미디어는 온갖 개별적인 정보들이 복잡하게 뒤얽혀 있지만 어느 순간 하나의 정보가 급속히 네트워크 내에 확산되며 다양한 집단에서 특정 정보의 시그널을 발산하는 네트워크 상전이(phase transition) 현상을 나타낸다.

그 예로, 페이스북과 트위터에서 화제가 되었던 솔로대첩이나, 특정 레스토랑의 허위 임산부 폭행 사건 등을 들 수 있다. 즉, 기업을 대상으로 피해자라고 느끼는 소비자들이 본인들의 경험을 공유하며 결속하기 가장 쉬운 장소가 바로 소셜미디어이다. 게다가 소비자들은 네트워크 상전이 현상과 같이 여론 몰이를 통해 특정 기업의 제품과 이미지를 돋보이게 할 수도 있으나, 저해할 수 있는 힘을 동시에 지니게 된다.

▲소비자 불만 리스크에 대한 기업들의 대응 노력

그렇다면 소비자 불만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기업들은 온/오프라인에서 어떠한 대응을 하는 것이 좋을까?

LG경제연구원은 현장 직원에 대한 재량권 부여, 소셜미디어 모니터링과 초기 대응, 1:1 고객 맞춤 서비스 제공을 해결방안으로 제시했다.

먼저 고객 접점에 있는 담당자에게 충분한 재량권을 부여하는 것은 소비자 불만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방법으로 고객 서비스에서 재량권 부여란 고객 서비스 담당자가 고객을 도울 수 있는 범위를 스스로 결정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것을 말한다.

현장에서는 회사 규정에 있는 사례 이외에 특별한 문제를 가진 고객을 계속해서 만나기 마련이고, 불만을 가진 고객은 현장에서 즉시 문제 해결을 원하기 때문이다.

현장의 재량권 부여는 자동차 메이커 본사와 딜러 사이에서도 시행되고 있다. 미국에 있는 메르세데스 벤츠사 역시 각 로컬 딜러에게 워런티 서비스와 관련하여 ‘先수리, 後지원’ 정책을 펼치고 있다. 그 동안 본사의 승인 절차를 통해 장기간 기다려야 했던 고객의 불편함을 제거하는 동시에 서비스 경쟁력을 높이며 경쟁사와의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또한 소셜미디어는 고객의 불만과 제안을 동시에 반영하는 가장 빠른 미디어이다. 소셜미디어 내에서 소비자들의 불만 사항들을 본사가 신속하게 대응을 하느냐 못하느냐에 따라 기업에게 치명적 위협이 되는 크라이시스 버즈로 전이되는 경우가 많다. 과거 한국에서 발생한 도너츠 회사 사건의 경우, 매장의 비위생적 상태에 대한 글이 블로그 등에 올라왔으나, 회사측의 대응이 늦어 많은 네티즌들이 해당 회사에 대해 비난 여론이 쏟아졌다. 이 과정에서 도너츠 회사는 블로그의 관련 글에 대해 명예훼손을 언급하며 글 삭제를 요구함으로써 더 큰 반발을 불러 일으켰다.

마지막으로 1:1 고객 맞춤 서비스 제공에 대해 아마존의 경영자 제프 베조스 회장은 “만약 당신에게 450만 명의 고객이 있다면, 상점도 450만 개를 갖고 있어야 한다. 방문하는 한 사람 한 사람을 위해 잘 꾸며진 상점 말이다”라는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

아마존에서는 고객이 전에 구매한 것을 잊고, 같은 책을 다시 주문했을 경우 고객에게 그 사실을 알려 한 권의 책을 더 팔지 못하는 대신에 아마존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고 고객과 장기적인 관계를 맺는 기회로 삼고 있다.

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이러한 맞춤형서비스는 “기업 매출이 42%까지 늘어날 수 있고, 판매 비용은 35%까지 절감되며, 고객만족도가 20%까지 향상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처럼 고객들은 물 한잔을 얻어 마시더라도 “물 좀 갖다 달라”고 해야 하는 곳과 미리미리 알아서 채워주는 곳을 구분한다. 고객이 감동하고 인정해주는 최고의 서비스는 모두 미리 알아서 해주는 맞춤형 서비스다.

▲소비자 불만, 신뢰 얻을 수 있는 기회로

오늘날 소비자 불만에 대해 대부분의 기업들은 관심을 가지고 대응을 하고 있지만, 여전히 소비자 불만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고, 기업은 오히려 소비자에게 불신의 대상이 되고 있다.

LG경제연구원은 그 이유를 “소비자 불만에 대한 기업의 시각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LG경제연구원은 “많은 기업들은 소비자의 불만을 어쩔 수 없이 처리해야 하는 비용 개념으로 인식하고 있다”며 “이런 시각을 가지면 불만을 가진 고객들에 대해 소극적으로 대응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회사가 소비자의 불만에 대해 고객 입장이 아닌 회사 규정을 내세워 소비자를 설득하려 든다면 이는 곧 고객 이탈로 이어지게 된다.

미국 퍼듀 대학 조사에 따르면, 89%의 고객은 “제품에 하자가 있더라도 해당 기업이 나의 불만을 경청하고 효과적으로 문제를 해결해준다면 그 기업의 제품을 재구매할 의사가 있다”고 응답했다.

이는 실수 자체보다는 그 후에 기업이 어떻게 대처하고 예방하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것을 반증하고 있다. 고객은 매우 가치 있는 존재라는 점을 확인 받고 싶어 하며, 본인이 지불하는 가격에 대해 제품 자체에서부터 A/S까지 기업의 높은 책임감을 요구한다.

LG경제연구원은 “고객과의 접점에서 얼마나 그들이 원하는 것을 미리 제공해 줄 수 있는지가 고객이 기업을 신뢰하고 사랑하는 주요 요인이 될 것”이라며 소비자들의 불만이 오히려 신뢰를 얻을 수 있는 기회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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