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쇼핑몰 분양업자가 소자본 창업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불법 성인쇼핑몰을 분양한 후 책임을 회피해 논란이 일고 있다.
경기 동두천시 지행동에 거주하는 원 모 씨는 ‘투잡 창업’으로 수익을 창출해보고자 성인쇼핑몰 분양업자와 계약을 맺은 후 불법사이트라는 사실을 발견해 창업비용 환불을 요청했지만 이를 거절당했다.
원 씨는 지난 6월 21일 네이버 창업 카페에서 ‘큐브’라는 성인용품 쇼핑몰 분양업체가 “총 비용 88만원에 배송대행, 월수입 200만원 이상을 보장한다”고 홍보하는 것을 보고 계약을 체결키로 했다.
분양업자인 김 모 씨는 “모든 노하우를 전수해주겠으니 같이 잘 운영해보자”며 “운영이 어려울 경우 창업비용을 전액 반환해주겠다”고 했다. 원 씨는 이를 믿고 한 달 생활비를 털어 창업비용을 댔다.
나중에 분양받은 쇼핑몰이 너무 허술한 것을 알게 된 원 씨는 “이렇게 해서 물건이 팔리겠느냐”고 김 씨에게 물었다. 김 씨는 “걱정할 필요 없다”며 “홍보만 잘 하면 된다”고 원 씨를 안심시켰다.
하지만 한 달이 넘게 블로그와 카페에 쇼핑몰을 홍보해도 제품을 구입하려는 사람은 전혀 나타나지 않았다. 계약 당시 약속한 사후 쇼핑몰 관리도 전혀 받지 못했다. 원 씨가 김 씨에게 전화해 따지자 김 씨는 “바쁘니 저녁에 전화하겠다”고 한 뒤 연락이 없었다.
원 씨는 이후 자신이 분양받은 쇼핑몰이 성인인증 절차가 없는 불법사이트이며, 도메인도 무료라는 것을 알게 됐다. 원 씨는 김 씨에게 전화해 88만원을 돌려달라고 했지만, “잘못 없다”는 답변밖에 들을 수 없었다.
이후 쇼핑몰을 잠시 접고 있었던 원 씨는 11월 말, 자신의 쇼핑몰을 다른 사람이 운영하게 된 것을 알게 됐다. 알고 보니 계약서에는 “3개월간 운영을 하지 않으면 다른 사람에게 쇼핑몰이 이전 된다”고 돼 있었다.
그가 알아보니 새로운 분양자인 박 모 씨는 전후 상황에 대해 전혀 모른 채, 원 씨와 같은 금액을 이미 지불한 상태였다. 결국 김 씨는 동일한 쇼핑몰을 두 사람에게 분양해 각각 88만원씩 총 176만원을 챙긴 것.
박 씨도 나중에야 본인의 쇼핑몰이 성인인증이 안 되는 불법 사이트이며, 사후관리도 전혀 안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하지만 업자인 김 씨가 책임을 회피해 아무런 조치도 받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한편 김 씨는 이에 대해 “성인인증 시스템을 설치하면 매달 5만 5천원이 드는데, 원 씨가 이를 원치 않았기 때문에 설치하지 않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원 씨는 이에 대해 “전혀 근거 없는 말”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 참고 )
민법 390조에서는 채무자가 채무 내용을 이행하지 않을 때 채권자가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다만 채무자의 고의나 과실이 있을 경우에 한한다.
원 씨의 경우 쇼핑몰자체가 성인인증이 되지 않아서 불법쇼핑몰이라고 한다면 이는 이행불능이라고 볼 수 있는데, 이 경우 손해배상 청구가 가능하다. 즉 88만원에 대해서 반환청구가 가능하다.
이 경우 소액사건심판법에 의해 간편히 소송을 진행할수 있다. 2천만원 이하 소액사건이 이법 적용대상인데 인지대가 소가의 1만분의 50(즉 0.5%)으로 저렴하며 송달료도 10회분을 내는데 1회 송달료가 지난해 11월기준 3,060원이어서 3만600원에 불과하다(민사소송등 인지법 제2조1항, 정부 고시 '국내통상 우편요금 및 우편이용에 관한 수수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