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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이엘코리아의 피임약 '야즈' 겉표지 표시 문구. 프랑스 국립의약품건강제품안전청은 지난 1월 30일 혈전위험성이 높는 '에치닐에스트라디올' 성분에 대해 판매중지계획을 발표했으며 미국 FDA는 '드로스피레넨'성분이 혈전 위험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야즈 두 성분 모두 혈전 위험성이 높은 성분으로 평가됐지만 식약청과 바이엘측은 주의 문구만으로 넘어가려는 듯한 인상을 주고 있다. |
2만원 안팎의 만만찮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국내서 인기리에 판매되고 있는 유명 피임약의 두 성분 모두 잇따라 해외에서 혈전 위험 경고가 나와 경종을 울리고 있다.
논란이 된 피임약은 바이엘코리아가 수입판매하는 '야즈'로 이 약은 특히 여드름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피임목적이 없는 일반 여성들 사이에서도 애용되고 있어 심각성을 더해주고 있다.
문제가 된 야즈의 두 성분은 '드로스피레논'과 '에치닐에스트라디올'로 이다.
위 두 성분 중 하나는 혈전 위험으로 인해 유럽에서 판매중지 계획까지 발표됐고 또 다른 성분은 미국에서 혈전 경고 위험이 나왔지만 관계기관과 해당업체는 판매중지에 관해서는 미온적이어서 소비자 안전을 도외시하고 있는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 야즈 두 성분중 하나인 '에치닐 에스트라디올' 프랑스서 판매중지 계획
지난 1월30일 프랑스 국립의약품건강제품안전청(ANSM)은 바이엘코리아가 수입판매하는 경구 피임약 '야스민정'과 '야즈정' 주요 성분중 하나인 '에치닐에스트라디올'에 대해 정맥혈전색전증 위험을 이유로 해당성분을 포함한 복합제 판매중지 계획을 발표했다.
ANSM은 여드름 등 여성의 안드로겐 의존성 질환 치료제인 '초산시프로테론(Cyproterone Acetate)과 에치닐에스트라디올(Ethinylestradiol) 함유 복합제를 먹은 여성이 복용하지 않은 여성에 비해 정맥혈전색전증 위험성이 4배 더 높다는 사실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정맥 혈전색전증은 정맥에 생성된 혈전(피떡)이 혈류의 흐름을 차단해 발생하는 질환으로 해외에서는 여성 복용자 10만명 당 연간 20~40건의 정맥성 혈전색전증이 보고되고 있다는 것.
유럽 의약품청(EMA)도 이 의약품의 위해성 평가를 착수했다고 밝혀 해외에서는 파문이 수그러들지 않은 상태다.
식품의약안전청(이하 식약청)은 지난 1월 31일 이 같은 사실을 안전성 서한으로 배포하며 이 의약품에 대해 국외 조치사항을 모니터링, 국내 부작용 보고자료 분석 등을 실시할 예정이며 검토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가급적 처방 및 조제를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 뿐 만이 아니다.
◆ 미 FDA, 야즈 또 다른 성분 '드로스피레논' "혈전 위험" 경고
야즈의 주성분중 다른 하나인 '드로스피레논' 역시 지난해 4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의해 혈전 위험성 경고를 받았다.
FDA 발표에 따르면 이 성분 함유 피임약을 복용한 여성의 혈전 위험성에 대한 관찰 역학연구 등을 검토한 결과, 다른 프로게스테론 함유 피임약에 비해 혈전 위험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돼 해당 함유 제제의 허가사항 개정 및 주의권고 조치를 내렸다.
FDA는 연구 결과를 통해 특히 임신이나 출산을 하지 않은 여성들에게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 식약청, 안전성 서한 배포…"해외 조치 지켜보겠다"
식약청은 이에따라 지난해 4월13일 국내 시판 중인 바이엘코리아의 야즈 야스민정 등 두 제품이 드로스피레논 성분 함유 사실을 들어 '혈전증의 전구증상이 있거나 병력이 있는 환자'에 투여하는 의약품의 허가사항을 일부 수정, 처방·투약 시 복약 지도를 반드시 해야 한다는 내용의 안전성 서한을 배포하기도 했었다.
그러나 식약청은 혈전 발생 위험성을 인지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는 해당 의약품에 대해 판매중지나 기타 조치등을 내놓지 않고 있다.
본지는 바이엘코리아가 수입판매하는 '야즈'에 문제가 된 에치닐에스트라디올과 드로스피레논이 동시에 함유돼 있음을 발견하고 소비자에게 위해 우려가 높은 약품이 버젓이 시판되는 것에 심각성을 제기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청 대변인실 이철승 주문관은 "프랑스는 시판중지 계획을 발표했고 유럽국가들은 평가에 착수한 상황으로 현재는 이들 국가에서도 판매가 되고 있는 상황이기에 판매중지가 확실시 되기전까지는 식약청 또한 지켜볼 사안"이라며 신중한 입장을 폈다.
이 관계자는 "드로스피레논 성분을 함유한 복합제에 대해 지난해 11월 식약청은 의약품의 허가사항에 경고문구를 수정했다"며 "바이엘코리아가 판매하는 야스민정- 야즈정 제품은 전문의약품으로 의사나 약사의 처방이 1차로 이뤄지기에 이들에게 주의권고 조치를 충분히 하고 있다"고 밝혔다.
바이엘코리아 측은 "제약회사의 의약품판매여부는 식약청 허가에 따라 결정된다"며 "현재 상황으로는 위해성보다는 유익성이 높아 해외에서도 해당 피임약의 판매중지가 실시되지 않은 것"라며 자사 제품 판매에는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회사측은 "지난 2011년에 제품설명서에 혈전발생가능성에 대해 추가수정해 소비자도 이 같은 내용을 알 수 있도록 했다"며 부작용 우려에 대해서도 신경쓰고 있다고 해명했다.
◆ 야즈 설명서, 비흡연 일반인에 대한 혈전 경고 문구는 없어
실제로 야즈의 설명서에는 "흡연으로 인한 혈전 위험증가"를 명시함과 동시에 "혈전성 또는 혈전색전성 질환 환자 및 병력자, 혈전성 판막질환자, 고혈압 환자에게는 사용하지 말라"고 돼있지만 흡연을 하지 않고 혈전관련 병력이 없는 일반인에 대한 혈전위험을 경고하는 문구는 없다.
단지 '혈전 정맥염등의 반응이 나타나면 이 피임약과 관련이 있다'는 간접 경고 문구만 있을 뿐인데 "혈전증 결과가 야즈 사용과 연관이 있는지에 대해 논쟁이 계속 있다"는 문구도 존재해 소비자들에게 혼동을 줄 것으로 보인다.
한편 바이엘측이 밝힌 '야즈' 부작용 증세로 '혈전 관련 증세' 이외에 뇌출혈 심근경색 간양성종양 망막혈전증 오심 구토 일시적불임 편두통 알레르기 등 수십가지가 열거돼있다.
아울러 "유방암 진단받을 위험성도 늘었다는 보고가 있는데 투여 중단후 10년동안 위험성이 점차 감소했다"고 명시돼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