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2 여수엑스포'가 12일 개막한다.
1983년 대전엑스포에 이어 약 30년만에 한국에서 열리는 엑스포인 만큼 개막일이 다가올수록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엑스포를 찾아갈 계획이 있건 없건 엑스포에 관해 알아둔다면 최소한 8월12일까지 계속되는 여수엑스포 기간에 사람들과 대화할 때 이야기를 주도할 수 있다. 쏟아져나올 여수엑스포 관련 뉴스를 접할 때 좀 더 쉽게 이해할 수도 있다.
'상상력의 전시장 엑스포'는 엑스포의 역사를 들여다 보면 오늘날 현대 문명을 만들어낸 인간 지식의 뿌리와 인류의 총체적 활동상을 알 수 있고, 또 그것이 몰고 온 세상의 변화까지 이해할 수 있겠다는 판단으로 나온 책이다.
저자는 "엑스포는 인터넷은 물론이고 교통수단조차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던 한 세기 전부터 지구촌을 연결하는 산업과 문화의 네트워크로 기능해 왔다"면서 "앞으로 엑스포는 미래 인류의 공통과제를 함께 고민하고 창의력을 실험하는 공간으로 더욱 진화해갈 것"이라고 짚었다.
'인간의 꿈을 현실로 만든 인류문명사 160년'라는 부제답게 프롤로그를 통해 160년간 이어진 엑스포의 기본 상식을 알려준다. 이어 엑스포의 효시로 공인된 1851년 영국 런던박람회부터 2010년 중국 상하이엑스포까지 국제박람회기구(BIE)가 공인한 총 67개 엑스포를 '기계 문명과 산업화의 전시장(1851~1900)', '과학·상업·문화 교류의 현장(1904~1939)', '미래 세계를 내다보고 창조하다(1947~1988)', '인류 공통 과제와 국가 브랜드화(1992~2010)' 등 4부로 나눠 각 엑스포의 내용과 그에 따른 인류사적 변화를 상세히 알려준다.
특히 제국주의와 백인 우월주의가 팽배하던 시대를 상징하듯 흑인을 구경거리 삼은 '인간 동물원-검둥이촌'이 등장한 1878년 파리 엑스포, 발명왕 토머스 에디슨(1847~1931)이 뉴저지주 웨스트오렌지에 있는 자택으로 전화를 걸어 역사적인 장거리 전화 개통을 알리고, 자동차 왕 헨리 포드(1864~1947)가 관람객 앞으로 옮겨와 자동차를 하루 18대씩 만들어내며 대량 생산 시대의 개막을 선언한 1915년 샌프란시스코 엑스포, 소련이 1957년 쏘아 올린 무인 우주선 스푸트니크 1호를 전시하자 미국은 텔레비전에서 아이스크림콘에 이르는 풍부한 소비재와 패션쇼 등으로 맞불을 놓은 1958년 브뤼셀 엑스포, 1969년 7월16일 인류 최초로 달에 착륙한 아폴로 11호가 가져온 월석이 전시된 1970년 오사카 엑스포, 북한이 '조선관'을 만들어 처음 엑스포에 등장한 2010년 상하이엑스포 등의 일화는 재미와 함께 당시 시대상에 관한 풍부한 지식을 쌓을 수 있게 한다.
마지막 제5부에서는 1883년 보빙사로 한국인으로서는 최초로 미국을 방문한 민영익 일행이 마침 열리고 있던 보스턴 박람회를 처음 찾았던 조선 말부터 치열한 득표전 끝에 여수 엑스포 유치에 성공하던 2007년까지 한국의 엑스포 참가 발자취를 되돌아 본다. 이어 엑스포가 인류 공통 과제 해결을 모색하는 유력한 국제 이벤트로 인식되는 21세기에 한국의 새로운 도약 전기가 될 여수 엑스포의 이모저모에 관해서도 소개한다.
"수세식 화장실, 재봉틀, 고무타이어, 전화, 엘리베이터, 이동 보도, 엑스레이, 아이스크림, 전자계산기, 텔레비전, 에펠탑, 자유의 여신상, 아이맥스 영화 등이 모두 엑스포를 통해 세상에 등장했고 대중문화, 상업주의, 기업화 등 최신 개념을 세상에 전파하기도 했다"며 미래 인류의 공통과제를 함께 고민하고 창의력을 실험하는 공간이 될 여수엑스포 관람을 권한다. 오룡 지음, 344쪽, 1만9800원, 다우